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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마도 갈대

조금의 외침에도 심지는 흔들린다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날 향한 민중의 외침이 아니라

작은 너들의 옅은 그림자

 

나는 아마도 갈대

당신의 비웃음에도 심지는 흔들린다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날 향한 너님들의 세찬 발길질이 아니라

매정하고 차가운 위문의 손길

 

나는 아마도 갈대의 운명

조금의 미소에도 심지는 머물 곳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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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하게도
죽어야
살아난다

예수께서 날 위해 생명 버리셨으니
나도 주와 같이 죽기 원합니다.

자신 없지만

형편 없지만
나의 죽음으로 누군가 살 수 있다면
당신의 생명 갈망케 된다면

 

마디마다 기름진

빈속의

모가지라도

 

받으심에 감사하며

기꺼이 내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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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봉선

물가에 가면 만날 수 있나
찾아가 보았더니
말려진 단지에 숨었나보다

 

반그늘가에 만날 수 있나

건드려 보았더니
깜짝 놀라 튀어나가 버린다  

물.봉.선. 너는 어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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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의 진을 쳐라

진보에 대한 확신은 없다. 그러나 종말에 대한 확신은 있다.

배수의 진을 쳐라

암울하고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때때로 기쁨이 있음은 안다.

배수의 진을 쳐라

네가 치지 않아도, 결국 세상이 진을 치게 만들어낼 것이다.

배수의 진을 쳐라

실패는 너의 실패가 아니라, 사실 별게 아닐 수도 있다.

배수의 진을 쳐라

다른 길이 있는가? 청년이여 때를 아끼라.!

 

그러니까 너를 위해

배수의 진을 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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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그녀의 눈을 보며

나의 손을 놓아주지 않았던 이유는

나는 다시 그녀를 만나 묻고 싶다

 

나는 그래도 가야만 했다

 

끝없이 펼쳐졌던 그 머뭇거림 앞에

나는 침묵을 지킬 수 밖에 없었다

 

긴 기다림의 침묵 속에서

나는 건강하라는 의미없는 말들을

지껄였던 것은 아닐까

 

내가 쏟아놓은 더러운 허영들은

그녀를 그분으로 만들어

다시 장식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만 나는 분별력을 잃어버리고 

다시 머리속이 복잡해지고 있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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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영적 전투

내놓은 마음을 가다듬으려고해도

어쩌면 이미 시작되어버린

나도 모르게 뛰어든 전쟁

 

삶은 영적 전투

감독도 없이 코치도 없이

무작정 뛰어야 하는

잔인한

영광이 있는 스타디움

 

그 스타디움에 앉아

나를 바라보는 사람이 있었고

그곳에서 땀흘리는 땅바닥에선

나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나는,,, 우리는

전투 중에 시를 쓰던 게바라처럼

시를 쓰며 노래하자

시를 쓰며 이 사랑을

시를 쓰며 이 순간을

이 기쁨을

 

삶은 영적 전투

아직도 나는 계속하는

우리의 영광이 있는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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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많이 지난 다음에도 나는 줄곧 나는 연습을 하곤 했다

난다는 것

12살 정도였을까 

이 세상에 내가 있어야 할 장소는 하늘 속이지 않을까 했었다

그때부터 나는 나는 연습을 하곤 했었다. 

 

연습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준비물은 의자 하나와 도화지 두개 테이프 하나다

 

팔에 도화지를 붙인다 테이프로 잘 고정되게 해놓는다 

그리고 의자 위로 올라가서 팔을 힘차게 흔든다 

나의 몸이 뜬다 내가 하늘로 올라간다 나는 날 수 있다

눈을 감고 생각한다 팔을 조금만 더 힘차게 흔들면 나는 날 수 있을거야 

의자를 내팽겨치고 하늘에 뛰어본다 팔을 더 새차게 흔든다

 

공중에서의 시간을 세어본다

이번에는 좀 더 오래 있었던 것 같아 

아까보다는 한번 정도 더 날개짓을 했던 것 같아

시간이 계속 흐르면 더 오래 날 수 있을 거다

 

아무도 참새의 날개에 주목하지 않는다 참새가 날개를 퍼덕이기 위해서 얼마나 많이 팔을 흔들어야 했을까

작은 참새는 그렇게 날개를 퍼덕이다 보니 지금은 순식간에 저 멀리 날아가버린다

 

뚱뚱한 오리는 다르다 오리는 배가 크고 먹을 것들을 많이 먹어서인지 뱃살이 많다 오리는 본래 날 수 있었다

어쩌면 지금도 날 수 있다 오리의 날개는 크다 오리의 날개는 자기 몸을 다 덮고서도 남는다. 

오리의 날개는 튼튼하다 단단한 뼈가 있고 잘 정돈된 흰 깃털들이 있다  

오리는 예전엔 바람을 타고 날았다. 크고 잘생긴 날개를 펴고 몇번을 퍼덕이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몸이 뒤척여진다 

오리는 바람을 타고 날았다 몸이 떠오르다가 날개짓에 앞으로 나간다 어쩔 땐 뒤로도 갈 수 있다 

오리는 저 멀리 나라와 나라를 이동했고 대륙에서 대륙으로 이동했다 

멋진 비행사 날렵한 비행사 아무도 작은 참새의 날개는 몰라지만 오리의 날개는 모두가 알았고 부러워했다

 

오리가 날지 못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오리는 너무 많이 먹게 되었다. 오리는 자기가 가진 크고 튼튼한 날개 덕분에 많은 인기가 생겼다

사람들은 오리를 집으로 데려왔다 자기 집에 살기를 바랬다 오리의 멋진 부리가 좋았다. 오리의 튼튼한 날개가 탐이 났다

오리는 이제 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오리 중에서도 날아다니길 좋아하는 녀석들이 있었다. 같은 오리이긴 하지만 이상하고 작은 녀석들이었다 

녀석들은 초록빛 머리칼을 가졌다 그래서 자꾸 눈에 띄었다. 큰 오리들은 이 작고 이상한 오리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작은 오리들은 날아다녀야할 이유가 있었다. 

작은 참새 때문이었다. 작은 오리들은 참새에게 줄 것들이 있었다. 그리고 이 작은 참새들에게 배운 교훈이 있었다. 

참새는 작지만 빠르다. 빠르게 움직여서 빠른 것들을 잡아먹는다

메뚜기 풍뎅이 벌 잠자리 같은 빠르게 움직이는 것들을 잡아먹는다 

오리들은 이런 것들을 먹지 않는다 오리들은 더 큰 것들을 잡아먹는다 

개구리 달팽이 지네 같은것들 

하지만 작고 이상한 오리들은 참새들이 먹는 것들을 먹어보았다 맞다 그 먹는 것들에 맛이 들린 것이다

사람들은 사료를 주었다 하지만 작은 오리들은 예전에 먹어보았던 빨리 움직이는 것들을 먹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작은 오리가 되기로 결심했다. 나도 풍뎅이, 벌, 메뚜기를 잡아먹고 빠른 날개를 가질거다

엄마 오리에게서 나는 법을 배울 것이다

엄마 오리는 내가 날아다니길 가르친다 엄마 오리는 지푸라기를 물어다주기도 하고 

빨리 날 수 있도록 잠자리를 잡아다준다 

 

잠자리의 날개는 아주 앏지만 아주 빠르다 게다가 4개나 있다 

잠자리는 너무 빨라서 잡기가 무척 어렵다 하지만 빠른 오리라면 잠자리를 잡을 수 있다 

잠자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미리 알고 부리를 빨리 들이대는 것이다 

 

아직 내 날개는 모두 다 자라나지 못했다 

아직은 보잘것 없는 삐죽 튀어나온 도무지 날 수 있을 것 같지 않은 날개 

 

사실은 등 뒤의 날개가 돋아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어느날 샤워를 마치고 수건으로 등뒤를 닦고 있는데 문득 만져지는 등뒤의 몽오리가 느껴졌다

처음엔 마치 큰 여드름이 난 것처럼 이상한 몽우리였다

등 뒤에 있는 것이라 만지기가 쉽지 않았지만 그것을 짜보려고 손으로 만지작 거렸다

역시 잘 만져지지도 않고 짜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나는 무척이나 신경이 쓰여 이번에는 거울로 가서 등 뒤를 보면서 한손으로 큼직하게 나 있는 몽우리를 만져본다

그런데 색갈이 다르다 여드름이 나는 살색에 빨간 빛이 아니고 

빨간 빛이 더 크고 그 안에 무언가 흰색의 느낌이 든다. 

뭘까 뭐가 이렇게 나는 걸까 

피지낭이다 지방종이다 나는 확신이 들었다

 

피부에는 손으로 짤 수 있는 여드름이 있고 짤 수 없는 여드름이 있었다. 그런데 이건 손으로는 짤 수 없는 여드름이다

칼로 피부를 자르고 그 속에 있는 피하 지방을 빼내야 한다. 그게 이 날개뼈 사이에 났구나

걱정이 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재미있기도 했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내가 의사같은게 되어서 몸을 치료하거나 빼내거나 하고 싶었다 

내 몸이니까 내가 칼로 하든 말든 누구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 조금만 조심하면 된다 

인터넷으로 매스를 주문한다 소독된 매스 10개 만원 

가장 싼 걸로다가 주문한다. 택배비가 붙지 않으려면 1만원 이상을 주문해야 한다.

지난번에 먹고 싶었던 과자를 함께 사기로 한다. 아니 과자보다는 다른 걸 찾아본다

 

 

 

등뒤 날개뼈 사이로 매스를 댄다 매스는 생각보다 날카로웠다. 하지만 피부에는 잘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다 한번 더 힘을 준다 푹 하는 소리와 함께 칼날이 등뒤로 들어간다 

아프다, 피가 난다 아프다 괜히 했따는 생각 

그런데 아무것도 등뒤에선 나오지 않았다 

계속 거울을 보며서 등뒤를 만져야 하니까 더 힘들다 아무것도 ㅇ나오지 않느 것이 괜히 한 것이 틀림없다

매스를 내리고 손으로 짜본다 없다 안나온다 몽우리가 나오지 않는다

 

사진을 찍어보기로 한다 .내 등뒤를 찍는 건 무척 어렵다 

하지만 어떻게든 사진을 찍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지

등뒤 날개뼈 사이로 작은 뼈 하나가 자라나는 것이다

매우 고통스럽지만 날개뼈 사이의 두꺼운 살을 뚫고 자라나는 

하나의 뼈가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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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욕을 따라 살기 쉽다 매우 쉽다

사욕을 따르다보면 할말이 없어진다

염치가 없는 것

그렇다고 공욕을 따른다고

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제는 실패한 삶이었나

실패한 건 없고 모든게 다 실패고

다시 모든게 다 성공이지

뭐라 말할 수는 없다 하루하루 살아가고 늙어가는것

사욕을 따라 살기 쉽다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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