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유명한 목사님이 잊혀지는 것이 사역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나는 잊혀질만한 일을 하지도 못했는데?
아마 앞으로도 하지 못할것만 같은데?
그런데
잊혀지는 것이 목적이라면 잘 가고 있는 것 같다.
신학교에 가기전 축구팀을 했었다. 25살쯤인가
물론 나는 축구를 매우 못했다. 내가 차면 항상 골대를 빗나갔고 패스를 받으면 곧장 공을 뺏기고 5분정도만 뛰어도 지쳐서 우리팀에 방해만 되었다
하지만 거기서 신학교에 가기도 전에 전도사라는 칭호를 받았다.
그냥 전도사가 아니라 웃음 전도사.
내가 공을 차면 빼앗기는 것을 보고 애들이 웃었고, 내가 슛을 하면 어처구니 없는 방향으로 날아가는 것을 보고 애들이 웃었다, 그러다가 공에 걸려 혼자서 넘어지라도 하면 박장대소를 했던거 같다.
그래서 웃음전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나는 오기가 생겼던지 일부러 공격수를 하고. 공을 또 뺏기고 슛을 하고 그러면서도 나에게 패스를 하라고 소리쳤다.
애들은 맘씨 좋게도 어떻게 될지 알면서도 내게 패스를 내어줬다.
나는 그때의 내가 좋다. 운동을 하면서 웃음을 줄 수 있어서, 같이 웃을수 웃길수 있어서.
그리고 나를 보고 웃어주던 그 애들이 좋았다.
잊혀지는 것까지는 모르겠고 그런 정도로 나를 기억해주면 좋겠다. 웃겼던 사람. 재밌게 해줬던 사람. 피식하게 해줬던 사람.
나의 사역이 큰 열매를 못맺는다고 하더라도
주안에서 그런 작은 기쁨들을 누리게 해준다면 그런대로 괜찮은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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